담배값만 유난히 싼 스위스
작성일2009-10-12본문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맥도널드사의 햄버거 제품인 빅맥을 기준으로 각국 도시 물가와 통화가치를 비교해 매년 발표하는 빅맥지수. 이 지수에서 매년 상위 등수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스위스 중심 도시 취리히다 . 실제 취리히 맥도널드 가게에서 기자는 빅맥 한 개를 사는데 거의 9000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만 했다.
빅맥지수를 국산화한 김치찌개 지수라는 것도 있다. 전세계 도시를 상대로 김 치찌개 가격을 햄버거 가격처럼 계산해낸 지수다. 스위스 어느 도시에서 들른 한식당 벽에 붙어 있던 가격표는 거의 살인적이다. 조그마한 뚝배기 그릇에 담긴 김치찌개 비슷하게 생긴 것의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1만 5000원 남짓.
게다가 삼겹살은 1인분에 3만5000원. 그것도 1인분은 수지가 안 맞아 팔지도 않는다는 게 주인 이야기다. 빅맥지수나 김치찌개 지수를 새삼스레 들추지 않더라도 스위스 물가는 유럽에 서도 런던 다음으로 입이 벌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여행객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기자가 취재차 방문한 '연례총회'라는 이름의 다보스포럼이 열린 다보 스라는 조그마한 시골 동네 물가는 더욱 입이 벌어진다. 오죽했으면 이곳에서 만난 택시기사조차 "포럼이 열리는 동안에는 이곳 주민들도 외식하려면 다른 도시로 간다"고 할 정도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물가가 이 정도면 세계적인 금연 추세 등에 비추어 당 연히 담뱃값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그렇지 않다. 담뱃값에 관한 한 스위스는 유럽에서도 손꼽힐 만큼 저렴하다. 유럽의 다른 나라 사람이 스위스에 오면 다른 건 비싸서 못사도 담배 가게는 한 번쯤 들러 본 다고 할 정도다.
매년 담뱃값이 오르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스위스에 서 '몰래' 담배를 주문할 만큼 국제적으로도 소문났다. ▲ 스위스의 담뱃값이 이 처럼 싼 것은 '유럽에서 가장 관대한 담배산업 정책' 때문. 그래서 세계적인 굴지의 담배회사가 모두 스위스에 몰려 있다.
실제 전 인구 중 담배 피는 사람이 많기로도 스위스가 유럽에서 손가락에 들 만큼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매년 오르기만 하는 담뱃값이 세계적인 고물가의 나라 스위 스에서는 이토록 싸다는 것은 스위스 물가의 아이러니다
매일경제 2005-02-22
<취리히(스위스) = 장광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