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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은 안전...."중금속 괴담" 주범은 핵발전 옹호진영

작성일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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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은 안전...'중금속 괴담' 주범은 핵발전 옹호진영

기사승인 2018.11.27  03: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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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헌석의 에너지 팩트체크] "태양광패널 중금속" 야당ㆍ보수언론 주장 검증

태양광 패널이 중금속 덩어리라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엉터리 정보가 사그라지지 않는다. 많은 언론들이 ‘팩트 체크’ 형식을 통해 이에 대해 지적했고, 본인도 칼럼과 방송을 통해 몇 차례 사실과 다른 점을 지적하고,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보수 야당과 언론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중금속 문제는 여전히 사실처럼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이에 그간 지면 제한 등으로 하지 못한 이야기를 충분히 해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엉터리 정보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끝나고 에너지정책을 둘러싼 건설적인 논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태양전지는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이용이 대세

태양광 발전소는 태양전지 여러 개를 붙여 만든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솔라 셀(Solar Cell)이라고도 불리는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의 기본 단위이다. 요즘 미니 태양광 드엥 많이 사용되는 태양광 패널에는 이런 태양광 전지가 보통 60개(6*10)나 72개(6*12개) 정도 들어가 있다.

태양전지는 금속 등 물질이 빛에 쪼이면 전자를 내놓는 현상(광전효과)을 이용한 것이다. 광전효과는 19세기말 실험적으로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당시 이론으로는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후 1905년에 이르러서야 아인슈타인이 양자이론을 기초로 이를 설명함으로서 규명되었다. 광전효과를 이용한 태양전지 연구는 이후 계속 진행되었는데, 실용적인 목적으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58년 미국 인공위성 뱅가드(Vanguard) 1호에 사용된 것이다.

뱅가드 1호는 미국이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를 소련에 빼앗긴 ‘스푸트니크 쇼코’ 직후 야심차게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유명하다. 발사 이후 60년이 지난 지금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가장 오래된 인공물인 뱅가드 1호에는 6개의 태양전지가 사용되었다. 당시 사용된 태양전지의 효율은 4% 정도. 하지만 화학전지가 몇 주 밖에 버티지 못하던 것에 비해 뱅가드 1호의 태양전지는 무려 6년 동안이나 작동했다. 이후 태양전지는 인공위성의 주요 동력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태양전지의 역사는 광전효과에 적합한 값싸고 효율 좋은 물질을 찾는 것에 집중되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실리콘(규소)였다. 가격이 싸고, 전자 산업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다루는 방법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이외에도 많은 물질이 태양전지의 재료로 연구되고 있으나, 현재 널리 실용화된 물질은 실리콘과 CIGS(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의 화합물), CdTe(카드뮴 텔루라이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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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화된 태양전지의 종류와 특징.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 2016.10

국내에는 카드뮴 포함된 태양전지 생산ㆍ유통 안돼

이들 물질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결정계와 박막계로 나눠진다. 결정계는 고온으로 녹인 물질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결정을 얇게 잘라내는 방식을 뜻한다. 흔히 반도체 공장을 다룬 뉴스 자료화면에서 둥그런 웨이퍼가 나오곤 하는데, 이는 고온으로 녹인 실리콘 기둥(이를 잉곳(ingot)이라고 한다.)을 얇게 잘라낸 조각이다. 우리가 웨하스라고 부르는 과자가 사실 서양과자 웨이퍼를 일본식으로 부른 말이다. 얇게 구은 과자처럼 실리콘 웨이퍼가 잘라져 나온다고 해서 붙인 이름인 것이다.

반면 박막계 태양전지는 가판 위에 실리콘, CIGIS, CdTe 같은 물질을 얇게 도포하는 방식을 말한다. 결정계 태양전지가 보통 180㎛(=0.18mm) 정도의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데, 박막계 태양전지의 박막은 두께가 1~2㎛ 정도이다. 그만큼 해당 물질을 적게 사용하는 장점이 있다. 도포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넓은 면적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어 경제성도 좋다. 하지만 같은 물질끼리의 비교에서 박막계는 결정계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실리콘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결정 구조에 따라 다시 단결정과 다결정으로 나뉜다.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순도가 높고 결정결함밀도가 낮아 효율이 높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반면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효율이 떨어지지만 제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해서 오히려 단결정보다 널리 사용된다.

독일 응용과학연구소인 프라운호퍼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태양전지 중 95.4%(93GW)가 실리콘 결정을 이용한 태양전지이다. 반면 박막계 태양전지는 4.6%에 지나지 않는다. 실리콘 결정을 이용한 태양전지 중에서는 다결정계가 65.4%(60.8GW)를 차지하고 있고, 단결정계가 34.6%(32.3GW)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카드뮴이 포함된 CdTe계 태양전지는 전체 태양전지 중 2.3%(2.3GW)에 불과하다.

CdTe계 태양전지는 대량생산이용이하고 가격이 낮은 특징에도 불구하고 널리 확산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카드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CdTe계 태양전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설치, 폐태양전지 수거와 재활용 같은 전 과정에 걸친 관리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CdTe계 태양전지를 생산하지 않고 있으며, 보급 또한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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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태양전지 생산 추이. 출처 : Fraunhofer ISE, “Photovolitaics Repor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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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계 태양전지 생산 추이. 출처 : Fraunhofer ISE, “Photovolitaics Report”, 2018.

 

태양광 패널의 구성

태양광 패널은 이렇게 만들어진 태양전지를 여러 개 연결한 패널이다. 태양전지 1개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전력이 2~4W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여러 개 연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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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의 구성. 출처: 듀폰사 홈페이지

 

여러 개의 태양전지를 연결하고 빗물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에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유리, 밀봉재 등이 사용된다. 이를 구성 비율로 보면 △ 강화유리 65~85%, △ 알루미늄 프레임 10~20%, △ 접착제(EVA)/백시트 7~10%, △ 태양전지 3~4%, △ 기타(전기배선함, 커넥터 등) 2~2.5% 등 이다. 태양전지 자체가 얇고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사실 태양광 패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우리나라 태양광 패널은 대부분 실리콘을 이용한 것이고, CdTe 는 시판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에서 카드뮴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 태양광 패널의 대부분의 구성요소인 유리와 알루미늄은 널리 재활용되는 재료이기 때문에 이를 재활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남은 문제는 태양전지와 전선 등을 연결할 때 사용되는 납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전과정평가(LCA) 전문기업인 Bio Intelligence Service에 의뢰해 2011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 결정질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 패널은 평균 무게가 22kg 인데, 여기에 포함된 납은 평균 12.67g 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게 기준 0.058% 이다. 태양광 패널이 빗물이나 질산 등에 노출될 될 경우, 함유된 납의 13~90% 정도가 유출될 수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폐기된 태양광 패널 1톤에서 유출될 수 있는 추정치는 75~518g(0.0075~0.05%) 이다. 이는 폐기된 태양광 패널이 땅에 매립되는 등 방치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태양광 패널에서 납이 사용되는 부분은 태양전지와 전선을 연결하는 부위 등이기 때문에 이곳에 빗물이 들어가면 태양광 패널이 작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에서는 2018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한 국내 태양광 폐패널 유해물질 분석 결과, 태양광 패널 시료를 곱게 분쇄한 것을 용출 실험한 결과에서 구리, 납, 비소, 수은, 카드뮴, 크롬, 6가 크롬이 모두 지정폐기물 기준 미만으로 용출됨을 확인하였다.

 

태양광 중금속 '괴담'의 근원지는 보수 야당과 환경진보(EP)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중금속 논란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광 중금속 논란의 시작은 보수 야당에서 시작되었다.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폐 태양광패널에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내용에 따르면, 폐 태양광패널에 중금속인 납,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 크롬 등 유독성 화학물질이 대거 포함되어 있고, 특히 카드뮴 텔루라이드는 폐를 굳게 하는 유독성 물질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내엔 CdTe를 이용한 태양광 패널이 없음에도 해외 사례만을 언급한 것은 적절치 못한 언급이었지만, 이 발언은 이후 언론을 통해 급속히 확산된다. 이와 함께 많이 언급되는 사례가 타임지가 선정한 환경영웅 마이클 셸런버거가 대표로 있는 미국의 환경단체 ‘환경진보(Environmental Progress)’의 글이다. 이 글 'Are we headed for a solar waste crisis?'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은 핵발전소보다 독성 폐기물이 단위 에너지 당 300배 이상 나온다”며, “태양광 폐기물은 발암물질인 크롬과 카드뮴이 포함되어 있어 식수원으로 침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진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환경단체가 아니다. 환경진보 홈페이지와 활동 내용엔 핵발전소 진흥을 홍보하는 내용이 가득하며, 국내에서도 핵발전 정책을 진흥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 의견서 발표를 수차례 한 바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환경영웅 역시, 그가 환경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2007년 타임지 환경영웅에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상은 환경단체 활동가들에게 주는 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마이클 셀런버거는 “자연환경을 진정으로 고민하는 환경단체 활동가”로 포장되곤 한다.

더 큰 문제는 환경진보가 발표했다는 ‘태양광 패널 독성 300배 주장’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글은 관련 논문이나 연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환경진보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에 불과하다. 사람을 즉사 시킬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이 나오는 고준위핵폐기물과 태양광 패널 자체를 비교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비교이다. 이를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 조차 없이 ‘받아쓰기’하고 있는 우리 언론의 문제도 심각하다.

 

보완이 필요한 폐태양광패널 정책

그러면, 폐 태양광 패널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은 필요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아직 태양광패널 보급 초기이기 때문에 폐 태양광 패널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장이나 파손 등의 이유로 폐 태양광패널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이를 혼합건설폐기물로 분류해서 매립지로 보낸 사례도 발견되고 있어 이에 대한 단속과 법적 규제는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패 태양광패널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신고하도록 하는 등 사후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뒤늦게 정부가 이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다. 지난 10월, 환경부는 폐 태양광패널을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품목에 포함시키고, 재활용 방법, 기준을 세분화하고, 지자체와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폐 태양광태널 수거와 처리 매뉴얼 등을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PR 제도는 현재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컴퓨터 등 가전제품에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또한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유해물질 사용제한(RoHS) 규정을 적용해서 유해물질의 사용량을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될 예정이다.

이런 제도는 입법예고 당시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의견 수렴과정에서 2023년 시행으로 시행시기가 연기되었다. 법령 정비와 기반 조성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고, 업계 의견 수렴과정에서 시행시기가 조정되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그간 정부가 태양광 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한지 한두 해가 된 것이 아니다. 당장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계획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포함되어 있었으나, 막상 관련 제도 정비는 너무나 미흡했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폐 태양광패널을 둘러싼 불안감과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더욱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소모적 중금속 논쟁 그만...건설적 '에너지전환 정책' 논의 필요

현재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중금속 태양광패널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부분 부풀려져 있다. 명확한 근거나 자료 없이 보수 야당이나 핵발전 옹호진영의 일방적인 주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거짓 정보로 인한 논란이 국민 여론을 왜곡하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만드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면에서 현재 태양광 중금속 논란은 하루 빨리 끝나야 할 것이다. 특히 이를 이용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발목 잡고자하는 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에너지전환 정책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논의해야 할 것들은 많다.

태양광의 경우에도 대규모 태양광 발전의 적절성 문제, 임야나 갯벌 매립 등 과거 환경파괴적으로 진행되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의 문제점 등은 해결되어야할 문제들이다. 에너지정책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하면, 기후변화 문제와 미세먼지 등 당면 현안을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에너지정책을 펼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 많은 국가들이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의 상한치를 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여전히 “더 많은 에너지 소비”,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을 미덕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논쟁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라도 태양광 중금속 논란은 이제 끝났으면 한다. 아울러 본인도 이 글이 태양광 중금속 논란의 마지막 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헌석 팩트체커 eja@energyjusti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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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석 팩트체커     최근글보기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1998년부터 핵발전과 에너지 분야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국가에너지위원회 사용후핵연료 TF(2007년), 국회 밀양송전탑 전문가협의체(2013년), 산업부 고준위방폐물관리계획 재검토 준비단(2018년) 에 참여했다.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탈핵학교> 책의 공동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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